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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 삐삐 글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림 : 잉리드 방 니만 번역 : 김영진 출판사 : 시공주니어 / 60쪽 발행일 : 2020-05-25

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고, 못된 도둑들을 혼내 주고, 선생님과 경찰 앞에서도 결코 주눅 드는 법이 없는 자유분방한 소녀 ‘삐삐 롱스타킹.’ 1945년 이 문제적 캐릭터의 탄생은 아동문학의 엄청난 전환을 가져왔다. 당시 교훈 일색이던 아동문학에 어퍼컷을 날리며 어린이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흔든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는 끊임없는 독자들의 지지와 사랑으로 고전 명작의 반열에 올랐으며 마침내 2020년 출간 75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발맞추어, 1996년부터 한국에 삐삐를 소개해 온 시공주니어는 [삐삐 그래픽노블] 시리즈(전3권)를 3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삐삐 그래픽노블]은 원작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과 삐삐의 이미지를 창조한 화가 잉리드 방 니만이 생전에 직접 참여한 작품이다. 1969년 책으로 출간된 후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 그래픽노블 시리즈는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독일, 캐나다 등 여러 나라들에서 번역 및 출간되고 있다.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인 『어른이 되기 싫은 아이 삐삐』에는 원작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12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아빠 에프레임 롱스타킹의 초대로 쿠르쿠르두트 섬에 가게 된 삐삐와 토미, 아니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집을 떠나 남태평양 섬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놀이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시공주니어는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 출간 75주년을 기념하며 5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 홍대 상상마당에서 전시 ‘HAPPY BIRTHDAY PIPPI’를 진행한다. [삐삐 롱스타킹]의 초판본 삽화들과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던 [말괄량이 삐삐]의 스틸 컷 등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삐삐의 크고 작은 세계 한 편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2018년 EXID 하니가 낭독해 주목받았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오디오북의 뒤를 이어, 『꼬마 백만장자 삐삐』와 『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오디오북 역시 올해 7월 출시될 예정이다.

출판사 리뷰

‘말괄량이 삐삐’를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_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고전 명작

최근 고전 명작들이 그래픽노블로 장르를 바꾸어 다시 소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삐삐 그래픽노블]은 그런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 옛 작품을 현재의 작가가 각색 또는 윤색한 것이 아니라 원작자들이 직접 참여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자인 린드그렌과 방 니만은 40여 편의 에피소드를 함께 작업했다.

이 그래픽노블의 시작은 1957년부터 1962년까지 스웨덴의 잡지들에 연재되었던 만화다. 당시에도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던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였기에,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만화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에 힘입어 린드그렌의 작품을 도맡아 출간하던 라벤 앤 셰그렌 출판사는 1969년 연재했던 만화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삐삐 그래픽노블]은 앞서 어린이책으로 출간되었던 원작의 내용과 분위기를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삐삐가 가진 다양한 매력과 유쾌한 스토리 들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각 에피소드가 약 십여 컷, 네 페이지 정도의 적은 분량임에도 명확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 역시 놀라운 점이다. 이렇듯 [삐삐 그래픽노블]은 린드그렌 특유의 유머와 재치, 방 니만의 원색적인 색감과 익살스러운 장면 표현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장르로서의 고전 명작으로 다가간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이를 이어 주는 삐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 삐삐』의 야이기는 삐삐의 아빠인 에프레임이 다스리는 섬 ‘쿠르쿠르두트 섬’에서 주로 펼쳐진다. 쿠르쿠르두트 섬은 ‘비일상’의 공간이다. 배움보다는 놀이와 즐거움이 더 중요한 이 세계에서 계속 남아 있고 싶을 것 같지만, 토미와 아니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우리의 진짜 삶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삐삐는 이런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이어 주는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좁게는 토미와 아니카에게, 넓게는 삐삐를 만나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말이다.

아니카는 쿠르쿠르두트 섬에서 돌아와 이렇게 말한다. “아, 난 절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이 말은 ‘비일상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상에서는 특별한 하루가 그리운 법이고, 우리는 자랄수록 그 특별한 하루를 점점 더 기대하지 않게 되니까. 하지만 삐삐는 ‘어른이 되지 않은 약’을 먹고 요상한 주문을 외우면 어른이 될 수 있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한번 비일상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토미와 아니카, 그리고 우리들은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한다. 어린 시절 만난 삐삐를 어른이 되어서도 쉬이 잊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상에 발을 붙이고 있지만, 삐삐를 만나면 아주 잠시나마 비일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말이다.

삐삐를 움직이는 생동감 넘치는 삽화 _잉리드 방 니만 특유의 색감과 개성

잉리드 방 니만은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 초판본의 삽화를 맡았던 계기로, 린드그렌과 여러 작품을 함께했다. 방 니만이 삐삐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기에, ‘삐삐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은 화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어린이책 그림도 성인책 그림과 마찬가지로 높은 예술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던 방 니만은 자신만의 그림체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삐삐 그래픽노블] 시리즈에서도 방 니만의 그림은 대단하다. 작은 만화 컷 안에서도 삐삐와 친구들, 그리고 동물들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생생하다. 필요 없는 묘사는 과감히 생략하고, 캐릭터들의 행동과 감정 묘사에 집중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은 역시나 방 니만 특유의 원색적인 색감이다. 빨강과 노랑, 파랑과 초록이 어우러진 그림은 삐삐의 유쾌함과 활발함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원작 어린이책과는 다르게, 다양한 색으로 표현된 삐삐와 친구들을 [삐삐 그래픽노블]에서 만나 보자.

삐삐, 레트로를 입다

‘레트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그 당시의 시대적 감수성을 반영한 스타일을 뜻하는 말로,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 중 하나이다. [삐삐 그래픽노블] 시리즈는 1969년에 첫 출간된 작품이기에, 한국어판은 이에 발맞추어 레트로한 분위기의 표지와 면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삽화와 결을 같이하는 원색 컬러를 사용하고, 삐삐의 캐릭터를 잘 보여 주는 이미지와 제목 타이포를 사용해 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고전적인 매력을 한껏 더 살렸다. 레트로를 입은 [삐삐 그래픽노블]을 통해 독자들은 삐삐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기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림작가
잉리드 방 니만
옮긴이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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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 독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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