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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세 번째 사람 글 : 김지은 그림 : 출판사 : 창비 / 500쪽 발행일 : 2017-05-30

섬세한 감수성과 진중한 감식안으로 아동청소년문학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비평해 온 김지은의 본격 평론집이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창비어린이』 『어린이와 문학』 『기획회의』 『여/성이론』 등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비평들을 한데 모았다. 작품론, 작가론, 인터뷰, 서평 등을 통해 그간 발표된 아동문학작품의 성과를 비평적으로 조명하고 최근의 경향과 흐름을 짚어 본다. 어린이를 비롯해 ‘외면받는 세 번째 사람들의 모든 목소리가 발화되는 순간’을 끝까지 기다리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쓴 비평들은 동시대 아동문학을 새롭게 조명할 뿐만 아니라, 어린이에 대한 성찰과 세상 읽기를 믿음직스럽게 안내한다.

출판사 리뷰

아동청소년문학은 세 번째 사람의 문학이다!

저자 김지은(金志恩)은 동화를 쓰고 읽고 비평하고 강의하는 전방위 활동가다. 대학원에서 심리철학과 철학교육을 전공했고,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무렵부터 동화와 그림책, 청소년소설 등을 읽으며 비평 활동을 펼쳐 왔다. 또한 활동 무대를 지면으로 한정하지 않고 텔레비전, 라디오, 팟캐스트 등의 방송을 통해 어린이책의 매력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대학에서 아동문학의 창작과 이론을 가르치는 등 글쓰기와 강의를 넘나들며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아동문학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이 책의 제목 ‘어린이, 세 번째 사람’에 응축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아동문학은 ‘세 번째 사람’의 문학이다. 세상은 언제나 권력을 가진 일인자-첫 번째 사람-와 그를 뒤쫓는 이인자-두 번째 사람-의 승부에만 관심이 있지만 동화 안에는 그들 목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 국외자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고 본다. 저자는 이를 ‘세 번째 사람의 목소리’라 부른다. 동화는 이 사회 곳곳에서 고도로 은폐되어 온 세 번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문학은 세 번째 사람들의 삶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문학임을 역설한다.

동화 안에는 첫 번째 사람과 두 번째 사람의 이야기에서 잘 들려오지 않았던 국외자의 목소리가 들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세 번째 사람의 목소리라고 부른다. 아동문학이 나를 사로잡은 것은 이 사회 곳곳에서 고도로 은폐되어 온 세 번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화에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어 있지만 그 목소리는 어린이만의 것이 아니다. 평생 단 한 번도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는, 가시화되지 못했던 세 번째 사람들의 서사가 동화에 들어 있다. 아동청소년문학은 세 번째 사람들의 문학과 가장 먼저 연대하며 세 번째 사람들의 삶이 존중받는 세상을 가장 열렬히 꿈꾼다. -「책머리에」에서

섬세한 감수성과 진중한 감식안이 조화를 이루는
유일무이한 아동문학 비평

『어린이, 세 번째 사람』은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읽으면서 만난 수많은 ‘세 번째 사람’들의 서사에 관한 비평을 담은 것이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창비어린이』 『어린이와 문학』 『기획회의』 『여/성이론』 『자음과모음 R』 등 다양한 아동문학, 출판, 여성 관련 매체에 발표한 비평들을 모았다. 전작 『거짓말하는 어른』은 서평을 모아 실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은 작품론, 작가론, 인터뷰, 서평 등을 두루 아우르고 있어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를 엿볼 수 있는 본격적인 평론집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지난 10여 년간 발표된 동화와 청소년소설의 성과를 비평적으로 조명하고 최근의 경향과 흐름을 짚는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외국의 주요 작품들도 비중 있게 다룬다.

김지은의 비평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특히 동화작가로서의 감성적인 필치와 비평가로서의 섬세한 분석력이 조화를 이루고, 작가들의 마음결을 읽는 섬세한 눈, 작품의 핵심을 잡아내는 예리한 비평 감각이 돋보인다. 평론들은 에세이처럼 부드럽게 다가오면서도 장 피아제, 레프 비고츠키, 낸시 초도로 등 사회 이론가들의 이론을 글 속에 적절히 녹여내어 비평의 깊이와 철학적 사유를 더한다.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한 후에 그의 평가를 기다릴 정도로 김지은의 글은 신뢰와 공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사람이 아이의 모습으로 이 땅에 와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필수 요소가 환대라고 한다면, 김지은은 인간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환대의 방식을 아는 연구자이다. 그의 시선은 어린이와 여성과 성소수자를 비롯하여 세상의 모든 ‘몫 없는 자들’을 부단히 응시한다. 이때 그 어떤 약자도 배제하지 않고 품어 내는 한편, 섣불리 정상과 보편의 위계를 설정하여 경계 안으로의 포섭을 시도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모든 인간은 귀하고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신념이 한 행마다 낱말마다 배어 나온다. 이 책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와, 태어나고 자라나며 살아가는 인간이 계승할 유일한 철학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연구 기록이다. _구병모(소설가)

김지은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녀는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누비며 종횡무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눈다. 책을 내고 나면 그녀의 평을 기다린다. 그녀의 다정하면서도 예리한 평론으로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듯하다. 그녀는 우리나라 그림책계와 동화책계의 엄마다. 김지은의 글을 읽으며 다시금 지친 마음에 불을 붙인다. 나는 언제나 김지은의 칭찬을 듣고 싶다. _백희나(그림책 작가)

소년 자아, 죽음과 폭력, 성과 사랑 등을 주제로
동시대 작가와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다

제1부는 저자의 관심 주제인 소년 주인공, 죽음, 폭력, 일, 성과 사랑, 유년동화 등을 다룬 주제 비평이다. 「소년의 얼굴」은 아동문학에 나타난 소년 주인공을 분석한다. 우리 아동문학에서 1990년대 이전까지는 ‘창남이’(방정환 「만년샤쓰」 1927)와 ‘석남이’(이원수 『해와 같이 달과 같이』 1979)처럼 겁 없고 당차고 믿음직하고 사내다운 ‘근대적 소년’들의 독무대였으나, 그 후 이들이 놀라운 속도로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온유하고 섬세하고 자상한 소년들이 속속 등장한 현상을 분석한다. 「살아 있는 죽음을 이야기하기」는 아동문학에서 금기의 영역처럼 여겨졌던 ‘죽음’을 다룬 작품을 분석한다. 이경혜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2004), 임태희의 『쥐를 잡자』(2007) 등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정면에서 다룬 작품들이 잇달아 나온 현상을 진단하고 그 문학적 완성도를 분석한다. 「유년동화에 담긴 말과 마음」은 인물, 배경, 사건 등을 구체적인 작품을 예로 들어 가며 서술한 유년동화론이다. 「한국 아동문학, 폭력의 역사」는 우리 아동문학에서 폭력이 재현되는 방식을 살펴보고, 일상에서 늘어나는 폭력에 대해 작가가 취해야 할 올바른 관점을 찾아본다. 아동문학 창작자는 폭력을 대할 때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 서는 것이 중요하고,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며, 가해자의 규명과 처벌보다는 폭력을 재생산하는 사회의 시스템에 한층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우리 동화가 ‘일’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아동문학 초창기에 우리 동화가 직업과 노동에 대해 보여 준 태도를 시대별로 살펴보고, 김남중, 유은실, 송미경, 정연철 등의 작품에서 동화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짚는다.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는 우리 청소년문학에서 사랑을 다룬 전경남, 송경아, 이옥수, 김중미 등의 작품을 살펴보면서 로맨스가 청소년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작품들은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사랑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유럽 청소년문학에 나타난 성과 사랑을 다룬 「말해도 괜찮니?」는 우리 청소년문학과는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를 잘 보여 주고 있어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와 엮어 읽으면 유익하다.

제2부는 작가론이다. 생태동화를 개척하고 키워 온 이상권,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하는 동화로 주목받는 유은실, 판타지 동화부터 형이상학적 질문을 형상화한 청소년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이경혜, ‘길’의 문학을 추구하며 저학년동화부터 청소년소설까지 아우르는 임태희, 자연과 사회와 역사를 주제로 어린이의 삶을 조명하는 인본주의 작가 김남중, 이야기의 마법을 환상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가 구병모, 청소년기의 독자에게 고백의 권리를 알려 주는 프랑스 소설가 미카엘 올리비에, 상상과 상징의 언어로 성찰적 탐구를 계속하는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제3부는 김려령, 유은실, 이금이 세 작가를 인터뷰한 글이다. 동화와 소설을 넘나들며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자를 두고 있는 『완득이』(2008)의 작가 김려령을 만나 그의 글쓰기와 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단편 아동문학의 수준을 단숨에 끌어올린 유은실 작가를 만나 등단 무렵의 이야기부터 대표작 『만국기 소년』(2007)의 단편 미학에 이르기까지 밀도 있는 대화가 오간다. ‘밤티 마을’ 연작(2000~2005)과 『유진과 유진』(2004)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이금이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여성 인물에 관해 속 깊은 대화를 나눈다.

제4부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출간된 주요 단편동화집, 장편동화, 청소년소설, 그림책 등의 성과와 의미를 짚어 낸 서평 형식의 짤막한 비평들이다. 이들 책의 내용과 가치, 완성도를 출간 당시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요령 있게 짚어 준다. 가족, 우정, 동물, 역사, 가난, 사랑, 공포, 폭력,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어 읽을거리도 풍성하다.

『어린이, 세 번째 사람』은 동시대 아동문학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어린이에 대한 성찰을 이끌 뿐 아니라 세상 읽기를 믿음직스럽게 안내한다. 각 편마다 섬세한 분석력, 철학적 사유, 감성적 글쓰기가 어우러져 독자들을 깊은 공감의 세계로 이끈다. 김지은은 그 자신이 동화의 수혜자였다. 유년 시절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동화는 그에게 세상에 대한 질문에 답을 들려주었고 진심으로 바라는 세계를 눈앞에 펼쳐 보여 주었다. 우리 아동문학 판에 어린이를 포함하여 ‘외면받는 세 번째 사람들의 모든 목소리가 발화되는 순간’을 끝까지 기다리는 이가 있어 안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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